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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에스프레소 잔에 미세먼지를 마신다

캠페인 | 2017.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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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나무는 에스프레소 잔에 미세먼지를 마신다

국립산림과학원 박찬열 박사 인터뷰

 


 
얼마 전 서울이 북경을 제치고 대기오염이 심한 도시 2위로 꼽혔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집을 나서며 마스크를 챙기는게 일상이 되어버린 마당에, 저 심각한 뉴스도 그리 놀랍지는 않다. 

암울한 미세먼지 뉴스만 쏟아지던 중, 서울 내 미세먼지의 42%를 숲이 흡수한다는 흥미로운 기사가 나왔다. 미세먼지 문제를 숲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소식이었고, 트리플래닛은 이 연구를 주도한 박찬열 박사를 만나기 위해 국립산림과학원에 방문했다.


 
안녕하세요, 박사님!
안녕하세요, 도시숲과 미세먼지의 연관성을 연구하는 *박찬열입니다. EXO의 (박)찬열 군과 이름이 같으니 기억하기 쉽죠? 하하.

*편집자주: 박찬열 박사는 도시숲 생태계 서비스 평가와 관리기술 개발을 연구 중인 미세먼지 부분 산림전문가이다.

 
박사님은 동명이인인 EXO 찬열군의 숲 조성 소식도 이미 알고 계셨다고 한다



올해 미세먼지가 유난히 심한 같아요.
네, 우리가 사용하는 화석연료와 중국발 미세먼지 때문인데요. 올해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구온난화가 미세먼지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들었죠. 지구온난화로 *편서풍이 약해져서 오염된 대기가 육지에 계속 머무르고 있거든요.
*편서풍: 서쪽에서 동쪽으로 치우쳐 부는 바람. 한반도는 북위 30~60도 사이의 편서풍 영향을 받게 된다.
 

지구온난화도, 미세먼지도 결국 화석 연료를 사용해서 발생한 문제군요.
미세먼지 발생량을 줄이려면 자동차와 화석 연료 등의 사용을 제도적으로 줄여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미세먼지 발생원을 완전하게 없앨 수는 없어요. 발생 후에 어떻게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은 바로 숲에 있습니다.

 
도시에는 미세먼지를 막기 위한 숲이 필요하다
 


 
"서울에서 발생한 미세먼지의 42% 숲이 흡수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숲이 미세먼지를 줄인다는 발표를 하셨어요. 어떤 내용인지 설명해주세요.
숲은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큰 원천이예요. 저희 과학원 연구 결과, 서울에서 발생한 미세먼지의 42%는 숲이 흡수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동식물의 보금자리와 같은 생태 환경적인 측면뿐 아니라, 보건문제인 미세먼지 수치를 낮출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연구였죠.
 


 

"나무가 실외 공기청정기 역할을 하는 셈인데, 실제로 나무 1그루가 1년에 에스프레소 1 만큼의 미세먼지를 흡수해요"
 



나무가 미세먼지를 어떻게 없애나요?
나무는 줄기, 가지, 나뭇잎의 미세한 구조로 미세먼지를 붙잡고, 비가 오면 빗물에 흘려보내요. 또, 나무는 잎의 기공으로 숨쉬는데요. 이 과정에서 오염가스는 흡수하고 맑은 공기를 줍니다. 나무가 실외 공기청정기 역할을 하는 셈인데, 실제로 나무 1그루가 1년에 에스프레소 1잔(30mL)만큼의 미세먼지(35.7g)를 흡수해요. 눈에 보이지 않는 먼지가 그만큼 모인다고 상상해 보세요, 정말 많은 겁니다.

 
나무는 잎과 줄기의 기공을 통해 미세먼지를 흡착, 흡수한다

 
 
나무는 미세먼지를 마셔도 건강한가요?
사람의 건강에 해를 끼치는 미세먼지가 나무에게도 좋지는 않죠. 하지만 줄기와 잎에 '거칠기'라고 하는 돌기가 미세먼지를 잘 잡아냅니다. 마치 사람의 코털과 같은 역할인데 미세먼지가 잘 흡착되는 구조죠.
 

미세먼지를 없애는 숲을 어디에 만들면 효과가 좋을까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인구 밀집도가 높은 도심에 숲을 조성하는 것과 공장이 많은 미세먼지 발생 지역에 조성하는 방법이 있어요. 도심숲을 조성할 경우 가로수와 공원 나무, 숲을 띠처럼 이어서 조성하는 게 중요하고, 미세먼지 발생원 차단 숲은 미세먼지 바람의 수직 방향으로 크게 조성(방풍림)해서 바람의 흐름을 약하게 하는 게 효과적입니다.
 

띠처럼 두른다면 숲이 도시를 감싸는 모양이겠네요.
그렇죠. 서울 지도를 자세히 보면 산줄기가 가느다랗게 서울을 둘러싸고 있어요. 관악산이나 북한산 줄기가 대표적인데, 이런 녹지띠를 도심 공원들과 잘 이어 줘야 미세먼지를 막는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녹지네트워크가 생겨야 도시 속 숲을 따라 흐르는 바람길이 단절되지 않아서 오염물질이 도심에 쌓이지 않고 숲도 더 오랫동안 건강할 수 있죠.

 
서울 녹지지역을 알 수 있는 지도, 공원(녹색)이 부족해 보인다 (출처: 서울특별시, 도시계획정보관리시스템(UPIS), 2012년)
 

미세먼지가 특히 많이 발생하는 곳이 있나요?
화력 발전소나 자동차, 인간활동에서 다 발생이 되는데요. 화력 발전소, 중국과 같은 주요 미세먼지 발생원에 숲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렇지만 바로 근처에 나무를 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그래서 미세먼지가 도시로 들어오는 길목에 숲을 만드는 게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거죠. 트리플래닛이 수도권매립지에 대규모 숲을 만든다는데, 식재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주변 공장이나 발전소, 또 중국발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효과가 클 겁니다.

 
트리플래닛은 인천 수도권매립지에 미세먼지 방지숲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지금보다 숲이 많이 필요하겠네요.
흔히 경찰서는 5분 거리에 있다고 하는데, 어느 곳에서라도 가장 가까운 숲은 10분 거리에 있어야 해요. 그 정도로 숲을 많이 조성해야 합니다. 최근 ‘숲세권’ 이라고 해서 공원 근처 아파트값이 많이 오르고, 부동산 가격형성에 숲이 영향을 많이 끼친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숲을 좋아해요. 숲은 보는 것만으로도 치유 효과가 있는데, 특히 아이들은 숲과 자연에서 뛰어놀아야 해요.

 
미국 뉴욕 도심속 센트럴파크는 뉴욕시민들에게 중요한 휴식공간이다
 
 


 
"아이들보다 몸집이 작은 개나 고양이같은 반려동물들도 미세먼지가 나쁜 날에는 외출을 삼가는 좋아요"

 
 
아이들이 있는 집은 미세먼지 때문에 외출이 어려워진 같아요.
네, 몸집이 작을수록 미세먼지에 더 취약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특히 조심할 필요가 있어요. 아이들보다 몸집이 더 작은 개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들도 미세먼지가 나쁜 날에는 외출을 삼가는 게 좋습니다. 몸이 작을수록 대사율이 높고, 시간당 산소를 더 많이 소비하기 때문에 미세먼지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거든요.



 
"공기청정기는 좁은 구역에서 단시간 동안 공기를 정화할 있는데, 숲은 태양과 물이 있으면 나뿐만 아니라 우리, 오늘뿐만 아니라 내일과 모레까지 영향을 미치죠"


 
공기청정기 만으로는 안될까요?
하하. 우선 공기청정기는 전원공급이 되어야 해요. 석탄을 이용해서 만들어내는 전기가 필요하죠. 공기를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 공기를 오염시키는 겁니다. 또, 공기청정기는 좁은 구역에서 단시간 동안 공기를 정화할 수 있는데, 숲은 태양과 물이 있으면 나뿐만 아니라 우리, 오늘뿐만 아니라 내일과 모레까지 영향을 미치죠. 결국, 우리가 오래 살려면 바깥에 숲이 있어야 합니다.

 
숲은 우리의 휴식처이자 동물들의 집이기도 하다
 

그럼 나무를 많이 심어야 하겠네요!
그렇죠. 그런데 요즘엔 식목일도 휴일이 아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숲은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사실 서울의 숲 면적은 후하게 쳐봐도 WHO 권장기준의 1/3에 불과하거든요. 아직 한참 많이 심어야 합니다.

트리플래닛은 2020년까지 전 세계에 1억 그루의 나무를 심을 것이다
 

박사님, 많이 배웠어요. 앞으로 트리플래닛과 산림과학원이 함께 미세먼지와 숲의 관계를 꾸준히 연구하고 홍보할 있도록 노력할게요!
저도 아주 즐거웠어요. 트리플래닛 독자분들께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자주 봅시다!







 
글쓴이 프로필

노아름
 
바닷가 도시에서 태어나 10세에 서울로 상경. 풀냄새로 가득한 곳에 가면 좋아서 뛰어다닌다. 고등학생 때 레이첼카슨의 ‘침묵의 봄’을 읽고 평생 환경을 사랑하며 살겠노라 결심한다. 현재 트리플래닛에서 숲과 나무의 가치를 알리는 방법에 대해 고민 중이며 나무를 심는 취미생활이 전 세계에 유행할 날을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