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있는 삶,Life with Trees]아파트에서 150여 가지 식물을? 어느 식집사의 집콕 그린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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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결혼 3년 차, 평범하게 직장 다니는 30대 여자 사람입니다. 대부분 비슷하겠지만 코로나의 영향으로 정말 집콕중이에요. 식당이나 카페를 간 지도 한참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집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고 있어요. 맛있는 음식도 해 먹고, 홈 카페도 즐기고요.



맛있는 거 해먹기 외엔 남편이랑 취미가 완전히 달라서 요즘은 '식물 방'을 만들어 그 방에서 혼자 취미생활을 즐기기도 합니다.






· Life with Trees ·
아파트에서 150여 가지 식물을?
어느 식집사의 집콕 그린라이프




자꾸만 키우고 싶어, 식물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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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150개는 안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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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식물이 참 많죠? 얼마 전 저도 궁금해서 화분을 세어본 적이 있는데, 작은 아이부터 큰 아이까지 100개 넘게 세다가 포기 했어요. 아직도 키워보고 싶은 식물들이 많은데 그만 사야 될 것만 같아서요. 그래도 150개는 안 되는 것 같아요.


토끼 귀를 보여준 필로덴드론 캄포스토아넘


요즘엔 필로덴드론과 식물에 완전 꽂혀있어요! 종류도 엄청 다양한데 정말 순하게 잘 자라서 키우기도 쉽고 매력적이거든요.



그중에서도 '필로덴드론 캄포스토아넘'이라는 식물에 자꾸 눈길이 가는데요, 크면서 토끼 귀를 보여주는 아이인데 이게 쉽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운 좋게 저희집 캄포가 바로 토끼 귀를 보여줬지 뭐예요? 너무 귀엽고 기특해서 요즘 예뻐해 주고 있답니다.





성취감을 주는 식물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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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얻지 못한 성취감과 기쁨을

식물에게서 얻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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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주기 전(좌), 물 마신 후(우)


저는 식물에 물 주는 시간이 가장 행복해요. 물 주기 귀찮다는 식집사들도 많던데 저한텐 아직 너무 즐거운 일 중 하나예요. 목말라서 잎이 축 처져 있다가도 물 마시고 금세 생생해진 걸 보면 그보다 듯한 일이 없거든요.


저도 원래는 식물 똥손이었어요. 사회 초년생 때 사무실에서 키우려고 다육이를 하나 들였는데 금방 죽였거든요. 결혼하고 신혼집을 꾸미려고 쉬운 아이들부터 키우기 시작했는데 키우다 보니 너무 매력적인 거예요.



새순이 올라올 때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라주면 제가 뭐라도 된 느낌이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회사에서 얻지 못한 성취감과 기쁨을 식물에게서 얻었던 것 같아요.




넷플릭스 대신 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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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TV멍 대신 식멍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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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키우기가 어려운 분들께는 '스파티필름'을 추천하고 싶어요. 대품 가격도 저렴한데 키우기도 정말 쉽고, 요 아이 하나로 집안 분위기도 엄청 화사해지거든요. 잎이 축 처지면 물 흠뻑 주면 되는 착한 식물이에요. 예쁜 꽃도 펴주는데 백조처럼 정말 아름다워요. 다만 꽃가루가 꽤 많이 떨어집니다. 꽃가루 주의!


꽃가루 주의! 스파티필름


요즘 플랜테리어, 가드닝이 워낙 핫해서 그런지 주변에 식물 카페가 정말 많아요. 점심시간이나 퇴근시간에 잠시 들려서 식물 구경하면 자연스럽게 가까워질 것 같아요.



바쁘더라도 퇴근 후 티비는 항상 보게 되잖아요. 저도 퇴근 후 저녁에는 넷플릭스 보는 게 일상이었는데 이제는 그 시간에 식물을 돌봐요. 요즘엔 TV멍 대신 식멍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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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있는 전원주택에

유리 온실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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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을 키우다 보니 좀 깊이 배워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관련 자격증 공부를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직업으로 삼을 생각은 아직 없지만 잘 알고 키우면 좋을 것 같아서요.



은퇴는 멀었지만, 훗날엔 마당 있는 전원주택에 유리온실 하나 짓고 살고 싶어요. 어릴 때부터 계속 시골에 살다가 서울로 직장을 다니게 되면서 도시에 살고 있거든요. 편하고 좋긴 하지만 좀 더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 가드닝 하며 지내고 싶은 게 꿈이에요.





Interviewed with @green._.us
Edited by Tree Planet




- Words by Tree Planet

"많은 사람들이 식물이 주는 편안하고 싱그러운 분위기를 좋아하지만, 이내 생활이 너무 바빠서, 잘 키우는 손을 가지지 못해서, 쉽게 죽이고 말 거라는 생각에 식물 들이기를 주저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식물과 함께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려 해요.

이 글을 읽은 당신이 '사실 식물 키우기에는 대단한 조건이 필요치 않다는 것을, 식물과 함께 사는 삶은 생각보다 더 아름답다는 것'을 알아주기를. 어느 날 꽃집에 들른 당신의 손에 소담한 식물 한 그루가 들려 있기를 바라면서 말예요."




글쓴이 프로필

윤정희

늘 명랑하고 유쾌한 마음으로 인생을 걸어 나가고 싶은 에디터. 최근 나무만 보면 괜히 설레고 안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아무래도 짝사랑에 빠진 것이 아닌가 고심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