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표적인 봄꽃으로 뭐가 떠오르시나요? 민들레, 제비꽃 같이 수수한 친구들부터 개나리나 진달래 같은 소관목, 목련 등 커다란 나무에서 피는 꽃들까지. 봄에 피는 꽃들은 정말 많죠.
몇몇 식물들의 경우 잎보다 꽃을 먼저 피우는 경우가 있는데요. 벚나무속의 나무들은 유독 그런 경향이 강하답니다. 벚나무 그 자체는 물론이고, 복사나무와 앵도나무, 매실나무까지 꽃이 먼저 나오죠.
Remember Me Story에서 세 번째로 소개할 멸종위기 식물도 벚나무속으로 일찍 꽃을 피우는 친구인데요. 앞으로 두 달 뒤면 찾아올 봄, 활짝 꽃이 만개하는 나무 중 하나! 복사앵도에 관해 알아볼까요?
한반도에서 자라나는 독특한 아종
(출처 :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립수목원))
복사앵도는 2~3m 가량 자라나는 소관목입니다. 햇가지는 밤색으로, 나무껍질에 광택이 나는게 특징이에요! 가지가 자라면 껍질이 회색빛으로 변하며, 마치 종잇장처럼 돌돌 말아진다고 하네요.
복사앵도는 복사나무와 앵도나무를 닮은데서 착안하여 이름을 붙였어요. 실제로 두 나무가 교잡하여 복사앵도가 나왔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입니다.
하지만 한반도 전역에 널리 분포하는 복사나무와 앵도나무와는 다르게, 복사앵도는 한반도의 특산식물이자 멸종 위기종입니다. 전세계에서 한반도에만 존재하지만, 자생지가 많지 않아요.
원래는 함경남도 및 함경북도에 자생하며, 남한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1993년 강원도 면산에서 처음 존재가 확인된 이후, 자병산 등 강원도 등지에서 추가적인 자생지를 발견했어요.
하지만 여전히 그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복사앵도는 우리나라와 IUCN의 적색목록집 모두에서 위기(EN) 종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적색목록집 기준, 멸종위기 위험도가 두 번째로 높은 단계인 만큼 많은 관심이 필요해요!
닮은 듯 다른 세 나무
그럼 이 나무는 복사나무 및 앵도나무와 얼마나 닮았길래 이름이 복사앵도인 걸까요?
복사꽃(좌) / 복사앵도꽃(우) (출처: 국립생물자원관, 원작자 유태철 /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립수목원))
우선, 복사앵도는 3월 중순에서 4월 초순 무렵에 연분홍빛 꽃을 피워요. 조그맣고 짧은 꽃자루와 긴 수술, 그리고 얇은 연분홍색 꽃잎을 가졌다는 점에서 복사꽃과 상당히 비슷합니다.
하지만 복사나무 꽃잎에 비하여, 복사앵도의 꽃잎이 좀 더 좁은 모양입니다. 폭이 5mm 정도로 좀 더 얇은 꽃잎을 가지고 있지요. 또, 복사앵도의 개화시기가 복사꽃보다는 조금 이르답니다.
복사앵도의 열매. 7~8월이 되면 붉게 익는다. (출처:국립생물자원관, 원작자 현진오)
꽃이 진 후, 복사앵도는 앵두나무처럼 붉은색 열매를 맺어요. 하지만 복사앵도의 열매는 앵두에 비해서 단단하며, 열매가 익는 시기도 7~8월 무렵으로 앵두나무보다는 늦어요. 또, 복숭아를 닮아 선형으로 오목하게 들어간 곳이 있다는 것도 앵두와 다르답니다.
석회암 지대에서 자라나는 꽃나무
석회암 지대의 모습 (출처:픽사베이)
사실 복사앵도의 서식지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석회암 지대라는 것인데요!
일반적으로 석회암 지대는 척박하지만, 오히려 이곳에서 더 잘 자라는 식물들이 있습니다. 석회암 지대를 좋아한다고 해서 호석회식물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복사앵도가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어요.
작년 한국생태학회의 연구(김영철 외, 2022)에 따르면, 복사앵도는 주위에 나무들이 적거나, 주변 나무들의 키가 자신보다 높지 않은 장소에서 많이 자란다고 합니다. 이는 많은 빛을 필요로 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석회암은 비교적 풍화 속도가 빨라서 경사도가 큰 지형을 만들어요. 이로 인해 토양 및 유기물의 축적이 감소합니다. 따라서 식생의 변화가 적고, 키가 큰 나무들은 자라기 어려워지죠. 그렇기 때문에 복사앵도에게 딱 맞는 환경인 거죠!
물론 석회질 대지는 지력이 부족한 만큼, 필요로 하는 양분을 온전히 얻기는 어려워요. 이 때문인지 복사앵도는 매년 다량의 열매를 맺지는 않아요. 대신 기상조건이 적당한 해에 열매를 다량 생산하는 전략을 가졌다고 하네요!
꽃이 예쁠뿐만 아니라, 자원 사용도 무척 효율적으로 하는 친구죠?
계속 보기 위해 필요한 관심
복사앵도의 꽃 (출처: 국립생물자원관, 원작자 남기흠)
앞서 말했듯 복사앵도는 석회암 지대에 주로 자생해요. 하지만 석회 광산 개발이 이루어지면서 자생지가 위협받게 되었습니다. 특히 자병산의 경우 대대적으로 환경이 악화되었죠.
현재는 해당 지역의 생태 복원을 위해 멸종위기종을 식재하는 등 상황이 다소 나아졌어요. 하지만 복사앵도의 경우 자라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자생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지키는 것이 중요하겠죠?
복사앵도와 그 자생지를 지킬 수 있도록, 여러분도 많은 사람에게 복사앵도를 알려주길 바랄게요!
복사앵도, 가치가 부여된 식물은 절대 멸종하지 않아요.
복사앵도는 전 세계적으로 한반도에서만 자생하는 만큼, 국내 여러 기관에서 보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하지만 기관의 노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이랍니다! 우리가 의미를 부여한 물건을 기억하듯, 복사앵도라는 이름과 식물의 모습을 기억해주세요. 여러분의 작은 사랑이 식물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힘이랍니다.
(출처: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립수목원))
Remember Prunus choreiana H. T. Im, 복사앵도
트리플래닛은 Remember Me 캠페인을 통해 자생식물과 멸종위기 식물의 가치를 알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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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표적인 봄꽃으로 뭐가 떠오르시나요? 민들레, 제비꽃 같이 수수한 친구들부터 개나리나 진달래 같은 소관목, 목련 등 커다란 나무에서 피는 꽃들까지. 봄에 피는 꽃들은 정말 많죠.
몇몇 식물들의 경우 잎보다 꽃을 먼저 피우는 경우가 있는데요. 벚나무속의 나무들은 유독 그런 경향이 강하답니다. 벚나무 그 자체는 물론이고, 복사나무와 앵도나무, 매실나무까지 꽃이 먼저 나오죠.
Remember Me Story에서 세 번째로 소개할 멸종위기 식물도 벚나무속으로 일찍 꽃을 피우는 친구인데요. 앞으로 두 달 뒤면 찾아올 봄, 활짝 꽃이 만개하는 나무 중 하나! 복사앵도에 관해 알아볼까요?
복사앵도는 2~3m 가량 자라나는 소관목입니다. 햇가지는 밤색으로, 나무껍질에 광택이 나는게 특징이에요! 가지가 자라면 껍질이 회색빛으로 변하며, 마치 종잇장처럼 돌돌 말아진다고 하네요.
복사앵도는 복사나무와 앵도나무를 닮은데서 착안하여 이름을 붙였어요. 실제로 두 나무가 교잡하여 복사앵도가 나왔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입니다.
하지만 한반도 전역에 널리 분포하는 복사나무와 앵도나무와는 다르게, 복사앵도는 한반도의 특산식물이자 멸종 위기종입니다. 전세계에서 한반도에만 존재하지만, 자생지가 많지 않아요.
원래는 함경남도 및 함경북도에 자생하며, 남한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1993년 강원도 면산에서 처음 존재가 확인된 이후, 자병산 등 강원도 등지에서 추가적인 자생지를 발견했어요.
하지만 여전히 그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복사앵도는 우리나라와 IUCN의 적색목록집 모두에서 위기(EN) 종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적색목록집 기준, 멸종위기 위험도가 두 번째로 높은 단계인 만큼 많은 관심이 필요해요!
그럼 이 나무는 복사나무 및 앵도나무와 얼마나 닮았길래 이름이 복사앵도인 걸까요?
우선, 복사앵도는 3월 중순에서 4월 초순 무렵에 연분홍빛 꽃을 피워요. 조그맣고 짧은 꽃자루와 긴 수술, 그리고 얇은 연분홍색 꽃잎을 가졌다는 점에서 복사꽃과 상당히 비슷합니다.
하지만 복사나무 꽃잎에 비하여, 복사앵도의 꽃잎이 좀 더 좁은 모양입니다. 폭이 5mm 정도로 좀 더 얇은 꽃잎을 가지고 있지요. 또, 복사앵도의 개화시기가 복사꽃보다는 조금 이르답니다.
복사앵도의 열매. 7~8월이 되면 붉게 익는다. (출처:국립생물자원관, 원작자 현진오)
꽃이 진 후, 복사앵도는 앵두나무처럼 붉은색 열매를 맺어요. 하지만 복사앵도의 열매는 앵두에 비해서 단단하며, 열매가 익는 시기도 7~8월 무렵으로 앵두나무보다는 늦어요. 또, 복숭아를 닮아 선형으로 오목하게 들어간 곳이 있다는 것도 앵두와 다르답니다.
석회암 지대의 모습 (출처:픽사베이)
사실 복사앵도의 서식지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석회암 지대라는 것인데요!
일반적으로 석회암 지대는 척박하지만, 오히려 이곳에서 더 잘 자라는 식물들이 있습니다. 석회암 지대를 좋아한다고 해서 호석회식물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복사앵도가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어요.
작년 한국생태학회의 연구(김영철 외, 2022)에 따르면, 복사앵도는 주위에 나무들이 적거나, 주변 나무들의 키가 자신보다 높지 않은 장소에서 많이 자란다고 합니다. 이는 많은 빛을 필요로 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석회암은 비교적 풍화 속도가 빨라서 경사도가 큰 지형을 만들어요. 이로 인해 토양 및 유기물의 축적이 감소합니다. 따라서 식생의 변화가 적고, 키가 큰 나무들은 자라기 어려워지죠. 그렇기 때문에 복사앵도에게 딱 맞는 환경인 거죠!
물론 석회질 대지는 지력이 부족한 만큼, 필요로 하는 양분을 온전히 얻기는 어려워요. 이 때문인지 복사앵도는 매년 다량의 열매를 맺지는 않아요. 대신 기상조건이 적당한 해에 열매를 다량 생산하는 전략을 가졌다고 하네요!
꽃이 예쁠뿐만 아니라, 자원 사용도 무척 효율적으로 하는 친구죠?
복사앵도의 꽃 (출처: 국립생물자원관, 원작자 남기흠)
앞서 말했듯 복사앵도는 석회암 지대에 주로 자생해요. 하지만 석회 광산 개발이 이루어지면서 자생지가 위협받게 되었습니다. 특히 자병산의 경우 대대적으로 환경이 악화되었죠.
현재는 해당 지역의 생태 복원을 위해 멸종위기종을 식재하는 등 상황이 다소 나아졌어요. 하지만 복사앵도의 경우 자라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자생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지키는 것이 중요하겠죠?
복사앵도와 그 자생지를 지킬 수 있도록, 여러분도 많은 사람에게 복사앵도를 알려주길 바랄게요!
복사앵도는 전 세계적으로 한반도에서만 자생하는 만큼, 국내 여러 기관에서 보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하지만 기관의 노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이랍니다! 우리가 의미를 부여한 물건을 기억하듯, 복사앵도라는 이름과 식물의 모습을 기억해주세요. 여러분의 작은 사랑이 식물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힘이랍니다.
(출처: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립수목원))
Remember Prunus choreiana H. T. Im, 복사앵도
트리플래닛은 Remember Me 캠페인을 통해 자생식물과 멸종위기 식물의 가치를 알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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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국립생태자원관: 복사앵도,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