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멸종위기 자생식물을 알려드리는, Remember Me Story의 두 번째 이야기에요.
지난주에는 개느삼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해드렸는데요, 마음에 드셨을까요?
이번 주에도 우리나라의 멸종위기 식물에 관한 이야기를 들고 왔답니다! 이번에 소개할 식물은 곧 있을 민족의 대명절인 설에도 딱 맞는 친구인데요.
새해 복을 가득 담아 드리는 마음으로, 복주머니란을 소개할게요.
희귀성 높은 난초
(출처:국립생물자원관, 원작자: 현진오)
복주머니란은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의 멸종위기생물 2급으로 지정된 식물이에요. 주로 산지의 능선이나 근처의 양지바른 숲에서 자라납니다.
전국에서 자생한다고는 하지만, 그 수가 매우 적어 발견하기가 어렵습니다. 심지어 그마저도 계속 감소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는 외국에서도 마찬가지인 상황이에요. 여러 나라에 자생하지만 개체수는 많지 않아 IUCN의 적색목록집에서는 약관심종(LC)으로 보고 있습니다. (IUCN에 관한 내용은 이전의 개느삼 포스트를 참고해주세요!)
복주머니란과 같은 속에 있는 종으로 털복주머니란이나 광릉요강꽃이 있는데, 두 식물의 경우는 멸종위기 1급 식물입니다. 복주머니를 닮은 이 난초 친구들, 정말 너무 희귀하네요!
복주머니를 똑 닮은 꽃
줄기에 가는 털이 있는 복주머니란은 아담한 크기로, 다 자라면 20~40cm 정도랍니다!
많은 난초과 식물들이 그렇듯이 탄력 있는 잎을 가지고 있어요. 다만 복주머니란의 경우 수묵화의 난초처럼 얇은 잎이 아니라, 좀 더 넓은 타원형의 잎을 가지고 있답니다. 대략 3~5장 정도의 잎이 자라나 꽃을 기다리죠.
5월에서 7월 사이에 연한 홍자색, 흰색, 분홍색 등의 꽃이 줄기 끝에 하나씩 피어납니다. 한국산 복주머니란은 대체로 자색이나 분홍색 꽃을 피우며, 외국산은 좀 더 화려한 색인 경우가 많아요.
한국의 복주머니란 (출처:국립수목원)
사진을 보니 저 주머니는 어디서 나왔을까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답은 바로 입술꽃잎이랍니다! 난초과 식물은 곤충을 유인하기 위해, 꽃잎이 변형된 입술꽃잎을 가지고 있어요. 변형된 모습이 무척이나 다양하고, 특색 있는 경우가 많아 종을 나눌 때 중요하게 쓰였죠.
복주머니란의 경우 입술꽃잎이 주머니 형태로 변형된 것인데요. 나머지 꽃잎들이 세 방향에서 입술꽃잎을 덮으니, 정말 복주머니를 똑 닮았죠?
알고 보면 익숙한 이름의 소유자
(출처:국립생물자원관, 원작자: 박상무)
그런데 사실 복주머니란은 또다른 이름이 있답니다! 아마 한 번쯤 들어보셨을 법한 이름인데, 바로 개불알꽃(개불알난)입니다. 꽃 모양이 개의 생식기관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에요.
또, 요강꽃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요. 난초는 균류와 공생하는데, 이때 일어나는 화학 반응 때문에 뿌리에서 좋지 않은 냄새가 나서 그런 이름이 붙은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 이름이 있지만, 최근에는 복주머니란이라는 이름으로 많이 불리고 있습니다. 전통의 맛이 사라져서 아쉽다는 사람도 있고, 예쁜 꽃인데 이름도 예쁜 것으로 부르는 게 낫지 않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어느 쪽 이름으로 부르든 괜찮으니, 부디 이 친구를 아끼고 기억해 주길 바라요!
아름다운 꽃이 불러온 비극
(출처:국립생태원 멸종위기 야생생물 포털)
복주머니란은 화려한 꽃 덕분에 인기가 많습니다. 관상용으로 각광받은 것은 좋지만, 이는 또다른 아이러니를 낳았는데요. 바로 사람들의 남획이 빈번히 일어나게 된 것이었습니다.
사실 몇십 년 전만 해도 복주머니란은 수가 제법 되는 야생화였다고 해요. 하지만 개발 및 남획은 그 수를 매우 감소시켰는데요. 국립생물자원관의 2012년 연구에 따르면, 이전 20년 동안 무려 70% 이상의 복주머니란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결국 현재에 와서는 복주머니란을 보기가 매우 어려워졌어요. 만약 야생에서 만난다면 그야말로 복 받은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이후에 복주머니란과 마주치게 된다면, 자라고 있는 그 상태로 소중히 지켜주길 바랄게요!
키울 때의 준비물, 인내심
(출처:픽사베이)
인공증식 방법이 꾸준히 연구되고, 해외에서 복주머니란을 수입해 오는 경우가 생기면서 집에서도 복주머니란을 키울 수 있게 되었어요. 대다수의 난초들과 같이, 복주머니란도 오랜 기다림을 거쳐야 꽃을 볼 수 있습니다.
복주머니란은 약산성 토양에서 가장 잘 자란답니다. 그리고 많은 난초류가 그렇듯 과습에 취약하므로, 배수가 원활한 토양을 쓰도록 주의해주세요!
또 햇빛은 좋아하지만 온도가 너무 높아지는 건 싫어하기 때문에, 채광창이 있다면 설치해서 온도조절을 해 줄 필요가 있어요. 혹은 반그늘에서 키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랍니다.
이처럼 까탈스러운 친구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키울 준비가 되어 있다면 복주머니란을 식구로 맞아보아도 좋아요. 잘 자라난다면 그 가치를 보여줄 테니까요!
복주머니란, 가치가 부여된 식물은 절대 멸종하지 않아요.
아름다운 꽃으로 인기가 많은 복주머니란을 보존하기 위해, 국내 여러 기관에서 노력하고 있어요. 하지만 기관의 노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이랍니다! 우리가 의미를 부여한 물건을 기억하듯, 복주머니란이라는 이름과 식물의 모습을 기억해주세요. 여러분의 작은 사랑이 식물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힘이랍니다.
(출처:국립생물자원관, 원작자: 박상무)
Remember Cypripedium macranthos Sw., 복주머니란
트리플래닛은 Remember Me 캠페인을 통해 자생식물과 멸종위기 식물의 가치를 알리고 있습니다.
더 많은 멸종위기 자생식물들이 궁금하다면 아래 로고를 클릭해주세요!
사진 출처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국립생물자원관: 복주머니란, 국립생태원 멸종위기 야생생물 포털
안녕하세요, 멸종위기 자생식물을 알려드리는, Remember Me Story의 두 번째 이야기에요.
지난주에는 개느삼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해드렸는데요, 마음에 드셨을까요?
이번 주에도 우리나라의 멸종위기 식물에 관한 이야기를 들고 왔답니다! 이번에 소개할 식물은 곧 있을 민족의 대명절인 설에도 딱 맞는 친구인데요.
새해 복을 가득 담아 드리는 마음으로, 복주머니란을 소개할게요.
(출처:국립생물자원관, 원작자: 현진오)
복주머니란은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의 멸종위기생물 2급으로 지정된 식물이에요. 주로 산지의 능선이나 근처의 양지바른 숲에서 자라납니다.
전국에서 자생한다고는 하지만, 그 수가 매우 적어 발견하기가 어렵습니다. 심지어 그마저도 계속 감소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는 외국에서도 마찬가지인 상황이에요. 여러 나라에 자생하지만 개체수는 많지 않아 IUCN의 적색목록집에서는 약관심종(LC)으로 보고 있습니다. (IUCN에 관한 내용은 이전의 개느삼 포스트를 참고해주세요!)
복주머니란과 같은 속에 있는 종으로 털복주머니란이나 광릉요강꽃이 있는데, 두 식물의 경우는 멸종위기 1급 식물입니다. 복주머니를 닮은 이 난초 친구들, 정말 너무 희귀하네요!
줄기에 가는 털이 있는 복주머니란은 아담한 크기로, 다 자라면 20~40cm 정도랍니다!
많은 난초과 식물들이 그렇듯이 탄력 있는 잎을 가지고 있어요. 다만 복주머니란의 경우 수묵화의 난초처럼 얇은 잎이 아니라, 좀 더 넓은 타원형의 잎을 가지고 있답니다. 대략 3~5장 정도의 잎이 자라나 꽃을 기다리죠.
5월에서 7월 사이에 연한 홍자색, 흰색, 분홍색 등의 꽃이 줄기 끝에 하나씩 피어납니다. 한국산 복주머니란은 대체로 자색이나 분홍색 꽃을 피우며, 외국산은 좀 더 화려한 색인 경우가 많아요.
한국의 복주머니란 (출처:국립수목원)
사진을 보니 저 주머니는 어디서 나왔을까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답은 바로 입술꽃잎이랍니다! 난초과 식물은 곤충을 유인하기 위해, 꽃잎이 변형된 입술꽃잎을 가지고 있어요. 변형된 모습이 무척이나 다양하고, 특색 있는 경우가 많아 종을 나눌 때 중요하게 쓰였죠.
복주머니란의 경우 입술꽃잎이 주머니 형태로 변형된 것인데요. 나머지 꽃잎들이 세 방향에서 입술꽃잎을 덮으니, 정말 복주머니를 똑 닮았죠?
(출처:국립생물자원관, 원작자: 박상무)
그런데 사실 복주머니란은 또다른 이름이 있답니다! 아마 한 번쯤 들어보셨을 법한 이름인데, 바로 개불알꽃(개불알난)입니다. 꽃 모양이 개의 생식기관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에요.
또, 요강꽃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요. 난초는 균류와 공생하는데, 이때 일어나는 화학 반응 때문에 뿌리에서 좋지 않은 냄새가 나서 그런 이름이 붙은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 이름이 있지만, 최근에는 복주머니란이라는 이름으로 많이 불리고 있습니다. 전통의 맛이 사라져서 아쉽다는 사람도 있고, 예쁜 꽃인데 이름도 예쁜 것으로 부르는 게 낫지 않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어느 쪽 이름으로 부르든 괜찮으니, 부디 이 친구를 아끼고 기억해 주길 바라요!
(출처:국립생태원 멸종위기 야생생물 포털)
복주머니란은 화려한 꽃 덕분에 인기가 많습니다. 관상용으로 각광받은 것은 좋지만, 이는 또다른 아이러니를 낳았는데요. 바로 사람들의 남획이 빈번히 일어나게 된 것이었습니다.
사실 몇십 년 전만 해도 복주머니란은 수가 제법 되는 야생화였다고 해요. 하지만 개발 및 남획은 그 수를 매우 감소시켰는데요. 국립생물자원관의 2012년 연구에 따르면, 이전 20년 동안 무려 70% 이상의 복주머니란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결국 현재에 와서는 복주머니란을 보기가 매우 어려워졌어요. 만약 야생에서 만난다면 그야말로 복 받은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이후에 복주머니란과 마주치게 된다면, 자라고 있는 그 상태로 소중히 지켜주길 바랄게요!
(출처:픽사베이)
인공증식 방법이 꾸준히 연구되고, 해외에서 복주머니란을 수입해 오는 경우가 생기면서 집에서도 복주머니란을 키울 수 있게 되었어요. 대다수의 난초들과 같이, 복주머니란도 오랜 기다림을 거쳐야 꽃을 볼 수 있습니다.
복주머니란은 약산성 토양에서 가장 잘 자란답니다. 그리고 많은 난초류가 그렇듯 과습에 취약하므로, 배수가 원활한 토양을 쓰도록 주의해주세요!
또 햇빛은 좋아하지만 온도가 너무 높아지는 건 싫어하기 때문에, 채광창이 있다면 설치해서 온도조절을 해 줄 필요가 있어요. 혹은 반그늘에서 키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랍니다.
이처럼 까탈스러운 친구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키울 준비가 되어 있다면 복주머니란을 식구로 맞아보아도 좋아요. 잘 자라난다면 그 가치를 보여줄 테니까요!
아름다운 꽃으로 인기가 많은 복주머니란을 보존하기 위해, 국내 여러 기관에서 노력하고 있어요. 하지만 기관의 노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이랍니다! 우리가 의미를 부여한 물건을 기억하듯, 복주머니란이라는 이름과 식물의 모습을 기억해주세요. 여러분의 작은 사랑이 식물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힘이랍니다.
(출처:국립생물자원관, 원작자: 박상무)
Remember Cypripedium macranthos Sw., 복주머니란
트리플래닛은 Remember Me 캠페인을 통해 자생식물과 멸종위기 식물의 가치를 알리고 있습니다.
더 많은 멸종위기 자생식물들이 궁금하다면 아래 로고를 클릭해주세요!
사진 출처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국립생물자원관: 복주머니란, 국립생태원 멸종위기 야생생물 포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