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있는 삶,Life with Trees]해가 들이치지 않아도 잘 자라요! 아파트 1층의 플랜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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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디자인 마케팅 프리랜서로 일하며 일상의 순간을 기록하고 있는 시우로운이라고 합니다. 아파트 생활을 좀 더 즐기기 위해 하나둘 들인 식물 친구들로 초보식집사로서의 매일을 보내고 있어요. 

코로나 이전에 집은 제게 잠만 자는 장소였고 주로 세상구경에 관심이 많았어요. 저희 집은 1층인데 해가 잘 들지 않아 해가 들이치는 위층으로 이사 가고 싶은 마음이 컸었거든요. 지금은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부러워할 만한 1층의 메리트를 생각하며 애정을 담고 있는 중이랍니다. 그랬더니 집에 있는 시간이 한층 사랑스러워졌어요. 


· Life with Trees ·
해가 들이치지 않아도 잘 자라요!
아파트 1층의 플랜테리어


조화롭고 편안한 인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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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인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수호요정같은 의미도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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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취향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에요. 요즘은 식물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포근한 분위기를 선호합니다. 전체적으로 화이트와 우드톤을 선호하고 조그마한 오브제 모으는 걸 좋아해요. 특별히 신경쓰는 건 전체적으로 조화로운지 실제로 내가 편안한 구조인지를 함께 고려한다는 거예요. 

또 아이가 있기 때문에 식물이 넘어지거나 잎이 다치지 않을지를 염두에 두고 배치하는 편이에요. 책상에 앉아 일을 하거나 소파에 앉아있거나 식탁에 있는 어느 곳에서도 식물 곁에 있을 수 있도록 가깝지만 안전한 곳에 두려 해요. 

제게 식물은 인테리어의 개념도 있지만 부정적인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수호 요정같은 의미도 있거든요. 사실 식물은 어디에 두어도 공간을 포근하고 사랑스럽게 만들어주는 고마운 존재라는 생각에 정성껏 잘 모시고 있습니다. 아직 초보식집사라 서비스가 훌륭하다고 할 순 없지만요. 


일상을 공유하는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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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한 일상을 한 켠을

내어줘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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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조그마한 초록이에게 건조한 일상의 한 켠을 내어줘 보는 건 어떨까요? 마음이 바쁜 분일수록 나 이외의 누군가를 책임지는 일에서 힘을 얻을 수 있거든요. 실제로 제가 그랬기도 하고요. 바쁜 일상에 식물 키울 여력이 없어서 아쉬운 분들은 혼자서도 씩씩한 다육이과 식물 하나부터 시작해 보세요. 저도 동네 식물 가게 단골로 직접 난이도를 상의하고 어렵지 않은 친구들부터 시작하고 있어요.

저희 집에 있는 식물들은 모두 직접 골라 데려왔기 때문에 애정이 가요. 그중에서도 하나를 고르자면 씩씩하게 잘 자라고 있는 무화과를 좋아합니다. 과실수라서 과일이 자라나는 과정을 아이와 매일 확인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 튼튼해서 제가 안절부절 모시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요. 사실 모두 사랑스럽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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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방향성이 흔들릴 때면

정신 차리라고 제 닉네임을 끄적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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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린 식물들보다는 섬세한 관리 없이 혼자서도 씩씩한 식물 먼저 키워보세요. 바빠서 물 주기를 놓쳐도 잎사귀 끝이 노래진다거나 잎사귀 끝이 길쭉하게 자라는 것처럼 눈에 띄게 신호를 보내는 식물친구들이 있거든요. 이 친구들은 조금 덤덤히 대처해도 잘 자라주기에 추천드려봅니다. 예를 들면 피쉬본 같은 다육이 과나 잎사귀가 크고 매끈해 보이는 식물들이 비교적 씩씩하게 잘 자라더라구요. 

미래만을 보고 달려가지 않고 현재의 소중함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살고 싶어요. 묵묵히 앞에 주어진 일들을 해내고 어제보다 1% 나아진 나라면 그걸로 되었다 만족하면서 꾸준히 성장하는 삶을 살고 싶은 마음입니다. 

'시우로운'이라는 닉네임에는 아들과 제 바람이 담겨있어요.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먼저 도와 이로운 보탬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거요. 그러기 위해선 제 일도, 삶도 건강하게 성장해야겠죠? 인생의 방향성이 흔들릴 때면 정신 차리라고 제 닉네임을 끄적여요. 주어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며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을 만들려고 노력 중입니다. 


Interviewed with @siu.rowoon
Edited by Tree Planet



- Words by Tree Planet

"많은 사람들이 식물이 주는 편안하고 싱그러운 분위기를 좋아하지만, 이내 생활이 너무 바빠서, 잘 키우는 손을 가지지 못해서, 쉽게 죽이고 말 거라는 생각에 식물 들이기를 주저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식물과 함께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려 해요.

이 글을 읽은 당신이 '사실 식물 키우기에는 대단한 조건이 필요치 않다는 것을, 식물과 함께 사는 삶은 생각보다 더 아름답다는 것'을 알아주기를. 어느 날 꽃집에 들른 당신의 손에 소담한 식물 한 그루가 들려 있기를 바라면서 말예요."




글쓴이 프로필

윤정희

늘 명랑하고 유쾌한 마음으로 인생을 걸어 나가고 싶은 에디터. 최근 나무만 보면 괜히 설레고 안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아무래도 짝사랑에 빠진 것이 아닌가 고심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