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색 풍선을 불고, 줄을 엮어 천장에 매단다.
탐스러운 과일을 씻어 올리고, 붉은 케이크를 돋보이게 하는 미색의 종이로 만든 고깔모자 아래에는 초록 잎사귀를 엮은 리스를 두었다.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는 멜론 풍선 무리에는 몬스테라 잎과 나뭇가지가 더해져 상큼한 완성미가 더해졌다.
이렇게 소담하고도 정성이 듬뿍 담긴 생일상은 어떤 이의 손끝에서 나왔을까?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그 주인공을 만나볼 수 있었다.
· Life with Trees ·
몬스테라로 꾸민 생일상,
다섯 식물이 다정한 플랜테리어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네 살 아들을 둔 평범한 주부예요. 인터뷰만으로 의미 있는 일이 된다니 기쁩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다른 전업주부처럼 육아와 집안일을 하며 지내고 있어요. 아이와 24시간 함께일 땐 여유가 없었는데 어린이집에 다니면서부터 집에서 기분 좋아질 만 한 일들을 찾곤 해요. 청소를 열심히 한 후 깨끗해진 집을 보거나 소가구를 이리저리 옮기며 더 예뻐 보이는 위치, 더 실용적인 위치를 찾아주는게 좋더라구요.
집이 참 편안한 분위기인 것 같아요.
집을 꾸밀 때 무조건 예쁘게 하기보다는 따뜻한 느낌이 나면서 사용하지 않는 공간은 없도록 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집에 왔을 때 따뜻한 느낌, 그래서 집에 있을 때만큼은 마음이 편하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왠지 식물이 집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이더라고요."
집안 곳곳에 초록 아이들이 눈에 띄어요. 총 몇 그루의 반려식물을 데리고 계신가요?
키가 큰 떡갈고무나무, 그보다 조금 작은 아레카야자, 그리고 좀 더 작은 화분에 심긴 코로키아와 스킨답서스, 행잉플랜트 한 그루 해서 이렇게 다섯 그루가 함께 살고 있어요.
식물을 들이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새 집으로 이사 오면서 새집증후군이 걱정되어 공기정화식물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공간마다 하나씩 두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공기가 좋아지는 게 눈에 보이지 않지만, 왠지 식물이 집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이더라고요.
아이가 물 주는 것을 재미있어해서 많이 주려 할 때면 "나무가 배부르대. 계속 주면 아야 할 거야." 라고 말하면 더는 안 주는데, 아이 정서 발달에도 좋은 것 같아요.
원래 식물 키우기를 즐기셨나요?
그저 나무나 식물이 주변에 있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었어요. 환경이 점차 나빠지고, 아이를 키우면서 당연한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지요. 제가 환경을 위해 거창한 일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아이가 살아갈 미래를 위해 주부로서 할 수 있는 작은 일이라도 실천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살아갈 미래를 위해
주부로서 할 수 있는 작은 일이라도
실천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두 돌 상이 인상적이에요. 직접 꾸미신 건가요?
네. 두 돌이라 집에서 간단히 케이크에 초만 끄더라도 조금은 특별한 사진을 남겨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생각하다가 풍선만 사서 집에 있던 소품들로 꾸미게 되었습니다. 보통 큰돈을 들이기보다 있는 것들을 바꿔가며 조금이라도 새로운 분위를 내보자는 주의예요. 이사 올 땐 이것저것 많이 사긴 했습니다만(^^;) 계속해서 무언가를 살 수는 없기에 있는 것들 안에서 바꿔주고 있어요.
곳곳에 초록 포인트가 있어 더 예쁜 것 같아요, 알려주실 만한 플랜테리어 팁이 있을까요?
전문가도 아니고 식물에 대해 공부를 열심히 한 것도 아니라서 특별한 팁은 없지만, 집에서 그 식물에 가장 적합한 환경이 되는 곳에 두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처음 아레카야자를 키울 때 단지 안방에 두는게 예뻐서 안방에서 키웠었는데 안방은 집에서 상대적으로 해가 적게 들어오는 곳이라 잘 자라지 않았고, 물을 준 후 흙이 빨리 마르지 않더라고요. 지금은 해가 오랜 시간 잘 드는 거실에 직사광선은 피해서 키우고 있는데 흙도 잘 마르고 정말 많이 자랐어요.
그리고 초보시라면 토분을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토분은 예쁘기도 하지만 물양을 조절하지 못해 조금 많이 주더라도 통풍이 잘되어 물이 잘 마르는데, 플라스틱 화분은 습기가 차면 날파리가 생기기도 하더라고요.
"어디를 가든 빨리 돌아가고 싶은 곳,
제가 식물과 더불어 집을 꾸미는 이유입니다."
앞으로 어떤 삶을 그려나가고 싶으신가요?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워킹맘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가까운 미래까지는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을 것 같아요. 집은 어디를 가든 빨리 돌아가고 싶은 곳이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멋진 곳에 여행을 가더라도 집에 가는 날이 아쉬울지언정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요.
우리 집이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엄마, 좋은 아내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나아가 집의 인테리어도 생활하기 편하고 따뜻하게 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이에요. 제가 식물과 더불어 집을 꾸미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그렇게 건강하고 화목하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특별할 것 없는 부족한 제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nterviewed with @sn_330
Edited by Tree Planet
- Words by Tree Planet
"많은 사람들이 식물이 주는 편안하고 싱그러운 분위기를 좋아하지만, 이내 생활이 너무 바빠서, 잘 키우는 손을 가지지 못해서, 쉽게 죽이고 말 거라는 생각에 식물 들이기를 주저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식물과 함께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려 해요.
이 글을 읽은 당신이 '사실 식물 키우기에는 대단한 조건이 필요치 않다는 것을, 식물과 함께 사는 삶은 생각보다 더 아름답다는 것'을 알아주기를. 어느 날 꽃집에 들른 당신의 손에 소담한 식물 한 그루가 들려 있기를 바라면서 말예요."
글쓴이 프로필
윤정희
늘 명랑하고 유쾌한 마음으로 인생을 걸어나가고 싶은 에디터.
최근 나무만 보면 괜히 설레고 안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아무래도 짝사랑에 빠진 것이 아닌가 고심중이다.
멜론색 풍선을 불고, 줄을 엮어 천장에 매단다.
탐스러운 과일을 씻어 올리고, 붉은 케이크를 돋보이게 하는 미색의 종이로 만든 고깔모자 아래에는 초록 잎사귀를 엮은 리스를 두었다.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는 멜론 풍선 무리에는 몬스테라 잎과 나뭇가지가 더해져 상큼한 완성미가 더해졌다.
이렇게 소담하고도 정성이 듬뿍 담긴 생일상은 어떤 이의 손끝에서 나왔을까?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그 주인공을 만나볼 수 있었다.
· Life with Trees ·
몬스테라로 꾸민 생일상,
다섯 식물이 다정한 플랜테리어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네 살 아들을 둔 평범한 주부예요. 인터뷰만으로 의미 있는 일이 된다니 기쁩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다른 전업주부처럼 육아와 집안일을 하며 지내고 있어요. 아이와 24시간 함께일 땐 여유가 없었는데 어린이집에 다니면서부터 집에서 기분 좋아질 만 한 일들을 찾곤 해요. 청소를 열심히 한 후 깨끗해진 집을 보거나 소가구를 이리저리 옮기며 더 예뻐 보이는 위치, 더 실용적인 위치를 찾아주는게 좋더라구요.
집이 참 편안한 분위기인 것 같아요.
집을 꾸밀 때 무조건 예쁘게 하기보다는 따뜻한 느낌이 나면서 사용하지 않는 공간은 없도록 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집에 왔을 때 따뜻한 느낌, 그래서 집에 있을 때만큼은 마음이 편하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이더라고요."
집안 곳곳에 초록 아이들이 눈에 띄어요. 총 몇 그루의 반려식물을 데리고 계신가요?
키가 큰 떡갈고무나무, 그보다 조금 작은 아레카야자, 그리고 좀 더 작은 화분에 심긴 코로키아와 스킨답서스, 행잉플랜트 한 그루 해서 이렇게 다섯 그루가 함께 살고 있어요.
식물을 들이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새 집으로 이사 오면서 새집증후군이 걱정되어 공기정화식물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공간마다 하나씩 두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공기가 좋아지는 게 눈에 보이지 않지만, 왠지 식물이 집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이더라고요.
아이가 물 주는 것을 재미있어해서 많이 주려 할 때면 "나무가 배부르대. 계속 주면 아야 할 거야." 라고 말하면 더는 안 주는데, 아이 정서 발달에도 좋은 것 같아요.
원래 식물 키우기를 즐기셨나요?
그저 나무나 식물이 주변에 있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었어요. 환경이 점차 나빠지고, 아이를 키우면서 당연한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지요. 제가 환경을 위해 거창한 일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아이가 살아갈 미래를 위해 주부로서 할 수 있는 작은 일이라도 실천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주부로서 할 수 있는 작은 일이라도
실천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두 돌 상이 인상적이에요. 직접 꾸미신 건가요?
네. 두 돌이라 집에서 간단히 케이크에 초만 끄더라도 조금은 특별한 사진을 남겨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생각하다가 풍선만 사서 집에 있던 소품들로 꾸미게 되었습니다. 보통 큰돈을 들이기보다 있는 것들을 바꿔가며 조금이라도 새로운 분위를 내보자는 주의예요. 이사 올 땐 이것저것 많이 사긴 했습니다만(^^;) 계속해서 무언가를 살 수는 없기에 있는 것들 안에서 바꿔주고 있어요.
곳곳에 초록 포인트가 있어 더 예쁜 것 같아요, 알려주실 만한 플랜테리어 팁이 있을까요?
전문가도 아니고 식물에 대해 공부를 열심히 한 것도 아니라서 특별한 팁은 없지만, 집에서 그 식물에 가장 적합한 환경이 되는 곳에 두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처음 아레카야자를 키울 때 단지 안방에 두는게 예뻐서 안방에서 키웠었는데 안방은 집에서 상대적으로 해가 적게 들어오는 곳이라 잘 자라지 않았고, 물을 준 후 흙이 빨리 마르지 않더라고요. 지금은 해가 오랜 시간 잘 드는 거실에 직사광선은 피해서 키우고 있는데 흙도 잘 마르고 정말 많이 자랐어요.
그리고 초보시라면 토분을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토분은 예쁘기도 하지만 물양을 조절하지 못해 조금 많이 주더라도 통풍이 잘되어 물이 잘 마르는데, 플라스틱 화분은 습기가 차면 날파리가 생기기도 하더라고요.
제가 식물과 더불어 집을 꾸미는 이유입니다."
앞으로 어떤 삶을 그려나가고 싶으신가요?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워킹맘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가까운 미래까지는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을 것 같아요. 집은 어디를 가든 빨리 돌아가고 싶은 곳이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멋진 곳에 여행을 가더라도 집에 가는 날이 아쉬울지언정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요.
우리 집이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엄마, 좋은 아내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나아가 집의 인테리어도 생활하기 편하고 따뜻하게 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이에요. 제가 식물과 더불어 집을 꾸미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그렇게 건강하고 화목하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특별할 것 없는 부족한 제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nterviewed with @sn_330
Edited by Tree Planet
- Words by Tree Planet
"많은 사람들이 식물이 주는 편안하고 싱그러운 분위기를 좋아하지만, 이내 생활이 너무 바빠서, 잘 키우는 손을 가지지 못해서, 쉽게 죽이고 말 거라는 생각에 식물 들이기를 주저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식물과 함께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려 해요.
이 글을 읽은 당신이 '사실 식물 키우기에는 대단한 조건이 필요치 않다는 것을, 식물과 함께 사는 삶은 생각보다 더 아름답다는 것'을 알아주기를. 어느 날 꽃집에 들른 당신의 손에 소담한 식물 한 그루가 들려 있기를 바라면서 말예요."
글쓴이 프로필
윤정희
늘 명랑하고 유쾌한 마음으로 인생을 걸어나가고 싶은 에디터.
최근 나무만 보면 괜히 설레고 안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아무래도 짝사랑에 빠진 것이 아닌가 고심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