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있는 삶,Life with Trees]베란다 없는 확장형 거실에 꾸린 150종 실내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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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주부이자 정원을 가꾸며 사는 삶을 꿈꾸는 식집사 그리고 멍집사입니다. 

일상생활의 절반 가까이를 식물을 돌보거나 식물을 통해 알게 된 사람들과 소통하며 식물에 푹 빠져 살고 있어요. 사람들과 식물을 나누고 정보를 공유하는 즐거움이 너무 커요. 식물에 미쳐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예요. 


· Life with Trees ·
베란다 없는 확장형 거실에 꾸린
150종 실내정원


식물이 아침인사 건네는 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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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들이 아침인사 건네는 듯한

착각에 빠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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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주로 거실에서 식물을 키우고 있어요. 150개의 식물들이 모여있는 거실은 정원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나날이 풍성해지고 있답니다. 베란다가 없는 확장형 거실이라 어려움도 많지만 잘 자라주는 식물들을 보며 행복을 느껴요. 아침에 일어나 거실로 나오면 식물들이 나를 반기며 인사하는 듯한 착각에 빠져요. 저도 식물들 하나하나 돌아보며 "밤새 잘 지냈니?"라고 인사하죠. 

많은 분들이 저희 집에서 가장 존재감이 크다고 말씀하시는 마다가스카르 자스민은 제가 봐도 너무 멋지게 잘 자라서 늘 사진 속에서 포인트가 되어주죠. 진한 초록색 둥근 잎이 조르륵 달린 긴 줄기는 그 어디에 두어도 인테리어 효과 만점이에요. 

예전엔 가구를 옮기고 분위기를 바꾸는 것에 즐거움을 느꼈다면, 요즘은 식물을 돌보고 자리 배치를 옮겨주고 잘 자라는 식물들을 번식해서 늘리는 것에 기쁨을 느낍니다. 식물은 놀라울 만큼 관심을 주면 주는 대로 예뻐져요. 예뻐지는 식물들을 보며 힐링하고 때로는 아픈 식물이 살아 나는 과정을 보며 저도 함께 치유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나날이 발전하는 식물 집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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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별에 보낸 식물도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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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식물을 잘 키우지는 못했어요.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초록별에 보낸 식물도 많았답니다. 그런데 엄마가 시장에서 사다 주신 수경으로 키우는 행운목을 제 키보다도 크게 키워서 꽃을 피워보니, 약간의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지금 생각해 보니 그때부터 식물을 더 좋아하게 된 것 같네요. 

많은 분들이 키우기 쉬운 식물이 뭐냐고 물으시는데 사실 그런 식물은 없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그럼에도 굳이 고르자면 몬스테라를 추천하고 싶어요. 한쪽으로만 해를 보여주며 키우면 수형도 예뻐지고 이국적인 분위기로 인테리어 효과도 낼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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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을 키우며 깨달은 사실은,

제가 식물을 보며 치유받는 사람이라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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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제가 주로 앉아 있는 자리의 테이블에 식물을 바꿔가며 올려둬요. 어디를 봐도 식물이 보이는 거실이지만 내 자리에 식물이 있는 건 또 다른 느낌이에요.

처음부터 많은 식물을 키우기는 쉽지 않으니 침실 협탁이나 책상 위에 작은 식물 하나라도 두면 공간이 확 달라지는 걸 느낄 거예요. 내가 가장 많이 생활하고 머무는 공간에 식물을 두면 자꾸 관심이 가면서 식물과 점점 가까워지는 나를 발견할 거라 생각합니다. 

식물을 키우는 많은 분들의 로망이 정원을 가꾸는 것이듯, 저도 정원이 있는 집에서 살고 싶어요. 식물을 키우며 깨달은 사실은 제가 식물을 보며 치유받는 사람이라는 거예요. 아파트 숲에 둘러싸여  많은 시간을 보냈으니 머지않은 미래엔 정원에서 더 많은 식물들과 복닥거리며 살고 싶습니다. 


Interviewed with @greentica
Edited by Tree Planet



- Words by Tree Planet

"많은 사람들이 식물이 주는 편안하고 싱그러운 분위기를 좋아하지만, 이내 생활이 너무 바빠서, 잘 키우는 손을 가지지 못해서, 쉽게 죽이고 말 거라는 생각에 식물 들이기를 주저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식물과 함께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려 해요.

이 글을 읽은 당신이 '사실 식물 키우기에는 대단한 조건이 필요치 않다는 것을, 식물과 함께 사는 삶은 생각보다 더 아름답다는 것'을 알아주기를. 어느 날 꽃집에 들른 당신의 손에 소담한 식물 한 그루가 들려 있기를 바라면서 말예요."




글쓴이 프로필

윤정희

늘 명랑하고 유쾌한 마음으로 인생을 걸어 나가고 싶은 에디터. 최근 나무만 보면 괜히 설레고 안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아무래도 짝사랑에 빠진 것이 아닌가 고심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