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래닛 소사이어티]재직자 인터뷰 2 - 코로나 시대에 숲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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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심고 싶은 분들을 

돕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저희는 트리플래닛 숲조성 사업팀 이동민, 이상은 매니저입니다. 시민이 직접 나무를 심을 수 있는 활동을 기획하고 실행하고 있어요. 

자연을 사랑하고 환경 파괴에 가슴 아파하는 일반 시민 중에는 직접 숲 조성에 참여하길 희망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하지만 실제로 나무를 심는 것은 다소 복잡한 과정과 더불어 식재를 위한 땅이 필요하기 때문에 선뜻 실행에 옮기기 어렵답니다. 




Tree Planet Issue. 18
코로나로 연기된 숲조성 행사,
나무는 심기고 있을까? 



Q. 최근 코로나 사태로 숲조성 행사가 많이 취소되었죠?

A. 취소라는 표현보다는 연기 혹은 축소되었다는 쪽이 맞을 것 같아요. 엄밀히 말하자면 시민과 함께하는 활동만 취소된 것이지 나무를 심을 부지와 묘목은 그대로니까요. 특히 식재 시기를 놓치면 안 되기 때문에 소수의 전문가가 식재하는 경우가 늘었답니다. 


교보문고 책 다시 숲 캠페인 

예를 들어 백두대간수목원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교보문고-책 다시 숲> 상반기 행사는 취소가 되었지만, 식재 시기는 놓칠 수 없어 만병초 200주를 수목원에 보냈고, 수목원 측에서 직접 식재해 주셨거든요. 책 다시 숲 이벤트에 참여해주신 분들과 교감하는 행사는 하반기에 진행하기로 하고요. 




19년 10월 강원 옥계 산불피해지 복구숲 조성 행사 ©트리플래닛



그리고 매해 두세 차례 진행하는 <산불피해지 복구숲> 조성도 반응이 뜨거운 행사인데, 올해는 후원 기업 담당자와 트리플래닛 임직원만 약 20~30명 참여하여 소규모로 진행되었답니다.


20년 4월 소규모로 진행된 강원 옥계 산불피해지 포스코 식재 행사 ©트리플래닛


상반기에만 삼척, 옥계, 동해 등 강원도 산불피해지에 여러 식재 행사가 잡혀있었는데 시민분들과 함께할 수 없어 참 아쉬웠지요.



그래도 어려운 때에 각 후원 기업의 임직원분들이 많이 참여해 피해 현황을 직접 보고 나무를 함께 심어주셔서 큰 감동이었답니다. 


20년 4월 강원 삼척 하마읍리 포스코에너지 식재 행사 ©트리플래닛




"아이들이 학교로 돌아왔을 때, 

교실에서만큼은

쾌적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는게 

저희 목표입니다." 




Q. 또 어떤 일을 하고 계세요?

A. 요즘은 6월부터 진행될 교실숲 조성을 준비하고 있어요. 그동안 코로나 사태로 등교가 어려웠던 친구들이 학교로 돌아왔을 때,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생활할 수 있는 교실을 만들어주려 해요.교실숲은 보통 기업 임직원 및 대학생 봉사자와 트리피플이 직접 학교에 방문해 나무를 심고, 나르고, 아이들에게 식구가 된 반려나무의 양육법을 알려주기도 하는데요, 이 과정을 통해 대기 오염으로 인한 피해 상황을 직접 보고, 해결책을 공유하며 서로 경각심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특히 이번에 조성을 준비 중인 한 초등학교는 미세먼지 집중관리구역으로 지정된 곳인데, 이 말은 곧 아이들이 생활하는 공간이 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죠.



그래서 교실숲에 들어가는 나무는 실내에서 잘 자라면서도 미세먼지 저감에 효과적인 수종으로만 구성하는 등 조성방식에 대해 연구하고 있어요.



미세먼지와 코로나로 답답한 마스크를 계속 착용해야 하는 아이들이 교실에서만큼은 쾌적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는 게 저희의 목표랍니다. 


미세먼지 저감에 효과적인 수종으로 구성된 반려나무 ©트리플래닛


다행히 많은 기업과 단체에서 관심을 가져주시는 덕에 교실숲을 조성할 기회가 많아지는 듯해요. 6월에만 30여 개의 교실숲이 조성될 예정이랍니다. 아이들이 푸른빛이 도는 학교에서 마스크를 벗고 맘껏 뛰어다닐 수 있으면 좋겠어요. 




"직접 참여해보지 않으면 

체감하기 어려워요."


Q. 조성이 미뤄진 부지 중 1순위로 숲을 조성하고 싶은 부지를 꼽는다면?

A. 아무래도 강원도 산불피해 지역이 마음에 걸리네요. 실제로 산불피해 현장에 가면 생각했던 것보다 피해 규모가 너무 커 놀라시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매체를 통해 숫자로만 접했던 피해 규모를 시각적으로 느끼면 산불피해 복구 필요성을 절감하게 됩니다. 


19년 10월 강원 옥계 산불피해지 모습 ©트리플래닛


그렇게 매년 많은 분들이 숲 조성에 참여해 <산불피해 복구 숲> 캠페인의 취지 공감하고 가시는데, 올해는 그렇지 못해 참 아쉽네요.


19년 10월 강원 옥계 피해지 방문 ©트리플래닛


Q. 숲을 조성하며 기억나는 일화가 있다면?

A. 산불피해지에 유독 고사리가 많아 산림청 직원분께 여쭤보니, 원래 산불이 난 지역에는 고사리가 많이 난답니다. 그래서 동네 주민들이 고사리와 여러 산나물을 채취하러 많이들 오신다고 하는데, 이런 행위들이 이미 피해를 입은 산림에 2차 피해가 될 수 있다고 해요. 또 늘어나는 산행이 다시 산불로 이어질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산불피해 복구숲도, 교실숲도, 미세먼지 방지숲도 직접 참여해보지 않으면 체감하기 어려워요. 스크린이나 인터넷으로 접하는 짧은 기사는 쉽게 잊히지만, 눈으로 직접 보고 손으로 직접 만진 땅은 경험과 추억으로 가슴에 남습니다. 



부디 이 어려운 때가 이만 가고, 다시 많은 분들이 모여 맨얼굴로 함께 걷고, 웃고, 함께 나무를 심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