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조성 이야기]세상에서 가장 슬픈 식목일, 강원 산불 그 후


2019년 4월 5일은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식목일이었어요.
온 강산이 초록빛으로 물들 그날에 강원도 백두대간 곳곳이 불타오르고, 수많은 나무는 잿빛으로 변해 결국 1757㏊(1757만㎡)의 땅을 태웠어요.

이번 산불로 축구장(7140㎡) 2460배, 여의도 면적(290㏊)의 6배가량의 숲이 사라졌고, 숲에 살던 동물들은 보금자리를 잃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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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산불은 매년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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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산불은 매년 있었어요. 

주로 동해안 지역의 백두대간에서 발생해 온 우리나라 산불은, 고성과 양양, 강릉, 삼척과 동해안 일대에 이르기까지 동식물의 중요 군락지가 되어주는 한반도의 큰 줄기를 괴롭혀 왔어요.

우리 민족은 건조한 봄철마다 백두대간을 넘고 압력이 높아져 방향조차 예측할 수 없는 강풍이 키운 도깨비불이 순식간에 마을을 점령하는 재난을 겪어내야 했습니다.

©트리플래닛


뉴스에서 산불 소식을 봤을 때, 어떤 마음이 드셨나요? 

많이 놀라고, 또 안타까우셨을 거예요. 

오랜 세월 함께 살아온 산과 국립공원이 파괴되었을 때, 우리는 정서적으로 큰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답니다. 

또 그보다 더 큰 정서적, 경제적 상처가 피해지 주민과 임·축산업에 종사하시는 분들께 돌아갑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야생동물과 식물의 서식지가 파괴된다는 사실이에요.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은 산짐승과 차마 화마를 피하지 못한 많은 동식물이 생을 다하고 말아 생물 다양성은 자연스레 줄어들고, 토양의 영양물질까지 소실되어 산림의 복원은 더욱 어려워집니다. 


2018년 강원도 삼척 산불 직후 모습 ©트리플래닛


한반도의 큰 줄기, 백두대간


흐르는 강은 인간을 이동하게 하고 정착하게 하며, 산은 생활 반경을 제한해 풍속과 문화를 만듭니다. 

백두부터 지리까지 산을 잇고, 금강과 한강, 낙동강의 발원지로 오천 년의 세월을 우리 민족과 함께해 온 백두대간이 어찌 이리도 힘든 시련을 매번 이겨내야 하는 걸까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 방목하여 자라는 백두산 호랑이 ©트리플래닛


백두대간은 우리 민족 고유의 "산은 물을 가르고, 물은 산을 넘지 않는다"라는 지리 인식으로 민족의 지리적 일체감을 갖게 하는 것은 물론, 천연기념물이나 보호가 필요한 멸종 위기 동·식물의 주요 서식지면서 또한 대륙의 야생 동ㆍ식물이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이동통로랍니다. 

그러므로 지형, 기후, 토양, 수문 등 자연환경과 온갖 동ㆍ식물이 어우러진 생태계, 그리고 인간이 함께 살아가야 할 3차원의 공간으로 그 가치가 매우 다양하고 중요합니다. 

늘 아끼고 사랑하여 우리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자산이기도 하지요.


불에 탄 숲이 복원되는 데 걸리는 시간 100년

불에 탄 숲이 예전 모습을 되찾으려면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릴까요? 



숲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우선 새로 심을 나무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산불로 탄 나무들을 제거해야 해요. 

그와 동시에 어린 묘목을 키워내고, 토사와 자갈 유출을 막기 위해 주변에 나무를 심고 돌을 쌓는 사방 사업이 선행되어야 한답니다. 

그러니 어린 나무를 다시 심는 데까지만 해도 1~2년이 걸리는 셈이지요. 



숲이 잿빛으로 변하는 데는 하루면 충분하지만, 그 외형을 되찾기까지는 30년, 온전히 건강한 숲으로 되돌아오기까지는 100년의 시간이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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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백두에서 일어나 지리에서 끝났으며
물의 근원, 나무 줄기의 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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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세기 초 고려 승려 도선은 자신이 지은 옥룡기(玉龍記)에서 “우리나라는 백두(산)에서 일어나 지리(산)에서 끝났으며 물의 근원, 나무 줄기의 땅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트리플래닛은 우리 민족의 맥령이 흐르는 백두대간과 천연 식물과 야생동물이 살아나가는 숲의 가치가 비견할 수 없이 귀하다는 것을 알고, 손실된 숲을 복원하기 위해 나무를 심어오고 있습니다. 



 

타버린 언덕에 소나무 묘목을 심는 숲 조성 행사 참가자, 반려나무 입양가족 ©트리플래닛


2018년 2월 산불로 축구장 332개 면적이 손실된 삼척 도계읍 지역에 소나무 7,000그루와 마가목 35,000주를, 멸종 위기에 처한 백두산 호랑이가 살고 있는 백두대간 수목원에는 멸종 위기 구상나무 200주를 심었습니다. 

그리고 숲을 되찾는 데까지 걸리는 긴 시간을 알기에, 올해도 꾸준히 그 일을 이어가려 합니다. 


백두대간 수목원에서 구상나무를 심는 반려나무 입양가족 ©트리플래닛

2018년 4월 삼척 산불피해 복구 숲 조성 행사에서 ©트리플래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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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의 산불 연간 피해 자료와 백두대간 관련 내용은 산림청 산림정책 페이지를 참고하였습니다.


↓ 삼척 산불피해 복구 숲 / 백두대간 멸종위기종 복원 숲 관련 포스트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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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윤정희

늘 명랑하고 유쾌한 마음으로 인생을 걸어 나가고 싶은 에디터. 최근 나무만 보면 괜히 설레고 안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아무래도 짝사랑에 빠진 것이 아닌가 고심중이다.